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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硏, 2016년 하반기 국내외 경제전망
LG경제硏, 2016년 하반기 국내외 경제전망
  • 온라인 뉴스팀
  • 승인 2016.07.1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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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는 하반기 중 하향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개도국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 올 하반기에는 대부분의 선진국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세계수요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고용둔화와 기업수익성 저하로 성장 모멘텀이 떨어지면서 세계경제를 견인하는 힘이 약해지고 있다. 대미수출 둔화와 브렉시트 충격으로 유럽의 회복흐름이 점차 약해지고, 아베노믹스의 약효가 떨어지는 일본은 제로성장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설비투자 위축과 수출부진으로 감속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선진국과 중국의 수요둔화로 세계교역 위축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유가가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충격은 완화되겠지만 개도국 역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는 줄었지만 브렉시트와 보호무역주의 경향 확대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약해지는 흐름이 예상되며 연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2.8%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에도 세계경기를 회복세로 돌려놓을 만한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2%대 성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부진이 지속되면서 하반기 중 국내경제 성장세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수출단가 상승으로 통관기준 수출의 마이너스 폭이 줄어들겠지만 물량기준 수출은 정체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설비투자는 마이너스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현재 경기흐름을 주도하는 내수부문의 활력도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에 따른 실질소득 증대 효과가 줄어들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가계 소비심리도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주택경기가 둔화되고 건설투자 상승세도 진정될 것이다. 기업 구조조정 역시 경제 불안심리를 높이고 관련 산업부문의 자금조달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경제성장률은 하반기 중 2%대 초반까지 떨어져 연간 2.5% 수준이 예상된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 및 노동인력 고령화로 내년에도 성장저하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의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취업자 증가수 역시 20만명대 초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변수들의 변동성과 위험프리미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화는 약세를 이어가며 하반기 평균 달러당 1,180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1. 세계경제전망
 

세계경제 하향흐름 지속

올들어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활력이 낮아지는 모습이다. 급격한 유가하락이 진정되면서 금융시장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원자재 생산국의 위기 우려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경기하향 흐름이 이어지고 세계교역 부진 역시 지속되는 상황이다. 제조업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세계적으로 투자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

세계경제의 하향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 참조). 지난해에는 개도국의 부진이 세계경제 성장세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면 올해에는 선진국 성장주도력이 약화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고용둔화와 기업수익성 저하로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왔던 모멘텀들이 뚜렷하게 약해지고 있다. 유로존의 회복세가 낮아지는 가운데 일본경제도 아베노믹스의 약효가 떨어지면서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 일본의 경우 저유가가 가계구매력을 높여 소비증가에 기여하는 부분이 컸으나 이러한 효과가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마이너스 성장세는 멈추었지만 중국의 성장둔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개도국 역시 뚜렷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선진국 수요 둔화로 세계교역의 부진 현상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중심 국가의 성장성이 내수주도 국가보다 더 낮아지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브렉시트에 따른 금융시장의 충격이 짧은 기간 내에 해소되었지만 EU와 영국의 협상이 진행되거나 다른 회원국에서 탈퇴논의가 불거질 때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서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확산될 리스크도 존재한다. 이러한 우려들이 반복되면서 투자나 소비 등 수요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연기되고 주요 국가들은 금융완화 확대 등 부양기조가 예상되지만 세계경기의 하향흐름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국들의 재정확대 여지가 크지 않은데다 마이너스 금리 등 금융정책의 효과에 대한 불안감도 크다. 세계경제 성장세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약해지는 흐름이 예상되며 연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2.8%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내년에도 세계경기를 회복세로 돌려놓을 만한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 경기부양책으로 세계경기를 떠받치는 힘 역시 약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분간 세계경제 성장률은 2%대에 머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수익 저하, 고용둔화로 1%대 중반 성장에 머물 듯

미국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성장활력의 둔화 추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완전고용 수준에 이른 노동시장으로 인해 추가적인 고용증대가 어려워지고 있다. 2분기 들어 소비지표가 다소 호전되는 모습이지만 고용 둔화로 가계실질소득이 정체되고 있어 지속적인 소비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그림 2> 참조). 향후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도 어두워지는 모습이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한 소비둔화 추세가 하반기 중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줄어들고 있는 기업수익도 향후 경제를 낙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세계경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해외부문을 중심으로 미국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 기업수익 저하는 투자와 가계소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계장비 및 공업용 건설투자가 지난해 말부터 마이너스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임금상승세도 한풀 꺾인 상황이다.

미연준이 금리인상을 늦추고 정부의 재정지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모멘텀을 찾기 힘들어 경기하향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올해 1%대 중반으로 성장세가 저하될 것으로 생각되며 내년 중에도 뚜렷한 반등의 기회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유로존, 불확실성 커지며 경기회복 흐름 약해질 전망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의 꾸준한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과 스페인, 아일랜드 등 재정위기국 경제가 반등하면서 유로존은 지난해 이후 뚜렷한 경기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경기회복 흐름이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수출의 활력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성장세가 꺾이고 소비 활력도 다소 둔화되고 있다(<그림 3> 참조). 유로존은 하반기 중 성장 둔화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재정위기 이후 12%까지 치솟았던 유로존 실업률은 10% 내외까지 꾸준히 하락했다. 스페인이 여전히 20% 이상의 실업을 기록하고 있어 아직 추가적인 고용확대 여지가 있지만 전체 유로존 실업률이 위기 이전 수준에 근접하면서 노동투입 증가속도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저유가에 따른 구매력 확대 효과도 점차 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역시 유럽경제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영국은 수출 감소와 외국인 직접투자 위축으로 그동안의 호황 흐름이 뚜렷이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EU 역시 대영국 수출이 다소 둔화되는 데다 회원국들의 추가적인 EU탈퇴 움직임, IS 테러 위협, 난민문제에 따른 혼란 등이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키고 투자 및 소비결정을 미루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마이너스 금리폭 확대 등 통화완화 정책이 계획되고 있지만 재정적자 규약 위반국에 대한 징계가 예정되어 있어 재정확대 여력은 크지 않다. 유로존은 올해 1.3%, 내년에는 1% 내외로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일본, 엔저 혜택 사라지며 경기부진 심화

일본 경제는 작년 1분기 이후 플러스, 마이너스 성장을 되풀이하는 등 취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임금 상승이 미미한 가운데 가계 소비는 지난 2014년 소비세율 인상 후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 중에는 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년간의 엔저에도 호전되지 못하던 수출이 엔고 전환으로 인해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는 무역수지 흑자 전환, 미국금리 인상 지연, 세계경제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등으로 작년 말부터 상승 기조로 돌아섰으며 브렉시트 역시 엔고 추세를 고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엔저 혜택이 사라지면서 기업 실적이 악화되고 설비투자도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그림 5> 참조).

일본정부는 소비세율 인상 연기에 이어 하반기 중 추경을 계획하고 있다. 부양책 효과가 경기하락 속도를 다소 완화하는 역할을 하겠지만 재정건전화라는 목표를 고려해야 하는데다 공공투자의 집행 시차까지 고려하면 올해 경기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일본은행은 추가 금융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올초 마이너스 금리 도입 시 엔화 가치나 주식 시장에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못한 것에서 보듯이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다. 올해 일본 경제는 제로성장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뚜렷한 성장모멘텀 없이 완만한 둔화세 지속

중국경제는 투자·소비 부진 속에 글로벌 수요 약세에 따른 수출 둔화가 이어지면서 저성장 기조를 지속하는 ‘L자형’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제조업 설비투자 위축이 하반기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장 큰 요인이다(<그림 6> 참조). 제조업의 과잉생산 및 부채문제가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려운데다 지속된 수출부진으로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악화되면서 투자여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상반기 호조를 보였던 부동산 경기도 정부의 부분적 규제 및 단기급등에 따른 가격부담으로 하반기 이후 약세로 전환되면서 부동산 관련 투자 역시 증가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내외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제조업 부진이 고용시장 악화와 가처분소득 감소로 이어져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황금연휴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에 소매판매 둔화가 지속된 것도 이러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하반기 중 기업 수익 저화로 임금상승이 제한되고 주택경기 둔화로 소비심리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수입이 대폭 늘어난 것은 정부주도의 인프라투자에 따른 원자재 수요에 기인한 것으로 중국 내수회복의 시그널로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출의 본격적인 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단기간 내 중국경제가 급격히 하강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중국정부는 하반기에 지준율 및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며 실물경기 하강속도가 높아질 경우 구조조정의 강도를 조절해가면서 부양책과 병행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주도의 투자 이외에는 중국경제의 뚜렷한 성장동력이 없는 가운데 점진적인 둔화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러시아 호전, 브라질은 침체 지속

인도 경제는 소비 확대와 외국인투자 유입으로 1분기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정부가 소매, 제약, 항공 등의 업종에서 대대적인 규제완화에 나서 하반기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가 성장을 이끌어 갈 전망이다. 그러나 저유가 수혜가 약화되면서 소비 여력은 다소 둔화될 것이다. 물가상승 우려로 통화완화 정책도 지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인도 정부가 약속한 핵심 법안 개혁과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으로 변하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이 이탈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러시아 경제는 최근 유가상승에 따라 회복의 기미가 감지되고 있다. 민간소비와 투자는 부진이 지속되나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이 개선되면서 경기후퇴가 멈추는 모습이다. 외환시장 불안이 줄어들면서 중앙은행이 통화 완화정책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경상수지 흑자가 유지되고 재정적자도 GDP대비 -2.7%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어 위기 가능성은 낮다. 다만 최근 EU 경제제재가 6개월 연장되어 본격적인 성장 재개는 어려울 것이다.

지난해 25년래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브라질은 올해에도 심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정치불안이 심화되면서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된 선심성 복지 및 과도한 연금 지급에 따라 재정적자가 GDP 대비 10%를 넘어섰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공무원 임금 체불에 따른 파업 등 공공부문 마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그림 8> 참조). 현재 직무정지 상태인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심판절차에 상당시간이 소요되면서 재정문제 해결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외국인투자 이탈을 막기 위한 고금리 정책으로 민간소비 및 산업생산이 위축되는 악순환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가, 완만한 상승흐름 예상

상반기중 유가는 미국 타이트 오일의 생산 감소에 주요 산유국의 공급차질까지 겹치면서 빠르게 상승했다. 향후 산유국의 공급차질이 개선되면서 단기적으로는 유가가 하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공급차질이 가장 컸던 캐나다에서 7월 중 생산이 원상 복구될 것으로 예상되며 나이지리아도 테러로 손상된 송유관과 생산시설이 일부 보수되면서 석유공급이 다소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미국 타이트 오일의 감산 추세는 금년 중 계속될 것이다. 상반기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 생산비용이 유가에 미치지 못해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며 생산을 멈춘 시설들이 많다. OPEC의 석유공급 확대를 견인하는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한계도 공급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란의 추가 생산능력이 5월 중 거의 사라진 것으로 평가되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추가 생산능력 역시 해상유전 등 고비용 유전으로 구성되어 있어 당장 생산확대 가능성이 높지 않다. 더욱이 이라크는 남부지역 전력부족 문제로 원유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세계 제조업 경기 둔화로 석유 수요 증가세 역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급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내년 하반기 경에는 원유의 초과공급 상황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는 캐나다의 공급 회복에 따라 단기적으로 하향 조정된 이후, 초과공급 축소 기조에 맞춰 상승흐름을 보일 전망이다(<그림 9> 참조). 그러나 원유재고가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유가 상승 단계마다 대기하고 있는 셰일오일 리그들이 생산에 들어갈 것을 고려하면 유가 상승은 완만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생산성 향상으로 미국 타이트 오일의 생산단가가 50달러대로 낮아졌으며, 시추만 하고 생산 대기 중인 미완결 유정(Drilled but Uncompleted, DUC)도 3,900개 정도(217만 b/d 규모)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하반기 초반에 배럴당 40달러 내외로 낮아진 이후 점차 상승해 연말 40달러대 중반, 내년 평균 50달러 수준으로 완만한 상승흐름이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불안 재현 가능성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과 안정이 반복되는 모습이었다. 미국 금리인상, 산유국 불안, 영국 EU탈퇴 등 굵직한 이슈들이 불거지며 위험기피 경향이 심화되고 자금흐름의 변동성도 확대되었다. 불안의 진원은 유럽 등 주로 선진국이었다. 브렉시트 및 유럽 금융기관 부실 등으로 유럽 지역에서 자금이 대거 유출되었으며, 미국 경기 악화 우려가 커지며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도 크게 둔화되었다(<그림 10> 참고). 연초 산유국을 둘러싼 불안이 확대되었으나 국제 유가가 다소 회복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향후에도 글로벌 금융불안은 빈번히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인상 리스크는 줄었지만 브렉시트를 계기로 영국과 EU의 실물경기 충격, 세계적인 보호주의 경향 확대 등이 불안을 촉발시키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그동안은 위기 요인들이 독립적으로 발생하면서 충격이 분산되었다면, 하반기 이후에는 미국과 중국, EU 등 대부분 주요국의 성장흐름이 꺽이면서 위기가 서로 연결되어 증폭될 우려가 있다. 예를 들어 영국과 EU의 자산 및 실물경제 충격이 확대될 경우 익스포져가 높은 유럽 은행들을 통해 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산되어 자원 수출국으로 리스크가 옮아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미국 정책금리 인상 지연, 유럽과 일본은 통화완화 확대

경기둔화와 대외불안의 영향으로 글로벌 저금리 기조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로 채권수요가 늘어나며 시중금리가 하락 압력을 받는 동시에, 각국의 통화정책도 완화의 강도를 더욱 높여갈 전망이다.

미국 금리인상 시기는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미국 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브렉시트의 불확실성도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연준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올해 11월 미국 대선 역시 금리인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두 차례 인상이라는 미 연준의 당초 예상과는 달리, 기준금리 인상은 많아야 한 차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과 일본은 통화완화의 강도를 높일 전망이다. 브렉시트가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취약부문에 대한 유동성 공급 및 추가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중앙은행도 금융불안 국면에서 크게 오른 엔화가치를 떨어뜨리고 경제활력을 높이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폭과 채권매입 대상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와 엔 강세, 유로 및 신흥국 통화는 약세 전망

영국과 유럽 그리고 취약 신흥국들에서 유출된 자금이 미국 및 일본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유입되면서, 향후 달러 및 엔화는 강세를, 파운드와 유로, 신흥국 통화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성장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강달러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여타 선진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 및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 자산에 대한 수요로 이어질 것이다. 다만 달러 강세가 미국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경우 미연준이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 추가 강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 급등한 엔화 가치는 앞으로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불안 국면에서의 자본유입이 반복되면서 엔고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유로화는 추가 약세가 예상된다. 브렉시트 과정에서 실물경제가 받을 악영향과 그에 대응한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통화완화가 유로 약세를 견인할 것이다. 유로화의 낙폭이 커질 경우 여타 유럽 국가들의 경쟁적 통화완화가 이어지며 유럽 전반으로 통화절하 양상이 확산될 수 있다. 하반기 엔화 환율은 달러 당 104엔, 유로화는 유로당 1.09달러 수준이 전망된다.

위안화 역시 약세를 이어가겠지만 최근의 가파른 절하 흐름을 감안하면 약세 속도는 상당 폭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평균 달러당 6.75위안, 연간으로는 6.65위안이 예상된다. 여타 신흥국 통화 역시 달러 대비 전반적인 약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글로벌 금융불안이 확대될 경우 경제여건이 취약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급격한 외자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남아공, 터키, 나이지리아 등이 불안국가로 지목되고 있다.
 

2. 국내경제 전망
 

내수경기 상승흐름 약해지며 하반기 성장률 둔화

우리경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내수경기가 주도하는 경기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저유가에 따른 가계구매력 증대와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정책 효과에 힘입어 소비는 올들어서도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초 산유국 금융리스크 등으로 출렁였던 금융시장이 이후 안정기조를 유지하면서 소비불안 심리도 다소 진정되었다. 민간 주택분양 열기가 이어지면서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반면 세계교역 둔화로 상반기 중 우리 수출이 물량기준 제로성장에 머무는 등 수출은 부진이 더 심해지는 모습이다. 금액기준 수출 증가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는 유가회복 등 수출단가 상승에 따른 것으로 수출경기 회복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수출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떨어지고 설비투자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제조업 경기의 어려움이 심해지는 가운데 서비스업 부문이 실물경기를 지탱하는 형국이다.

하반기에도 수출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EU 등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활력이 낮아지면서 대외수요는 상반기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교역 물량은 지난해 1.6%에서 올 상반기 0% 내외로 증가세가 낮아진 바 있으며 이러한 하향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등 일부 품목에서 대외수요 회복 기대감이 있지만 대부분 품목에서 수출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이다. 수출단가는 다소 높아지겠지만 물량기준 수출은 정체상태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저유가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줄어들면서, 지난해 소폭 개선되었던 기업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가동률 하락과 수익성 저하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경기의 호조세도 하반기에는 다소 약해질 것이다(<그림 12> 참조). 우선 저유가에 따른 가계의 실질구매력 증대 효과가 하반기에는 줄어들 것이다. 또한 브렉시트 후유증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가계의 불안심리도 높아질 것이다.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이 하반기 본격화되는 점도 소비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건설수주 물량 둔화흐름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까지 이루어진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감으로 건설투자 상승률도 상반기에 비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중 10조원 규모의 추경이 집행되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축소시키고 소비 및 건설투자를 부양하는 효과가 예상되지만 성장세 하향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비진작 등 내수부양책이 지속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의 정책으로 가계가 소비를 앞당겨 시행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정책효과는 제한될 것이다. 상반기 3%에 가까운 성장을 했던 국내경제는 하반기 2%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며 연간으로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전망이다. 내년에도 우리경제의 성장세가 다시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생산가능인구가 내년에 감소추세로 돌아서고 노동인력의 고령화도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는 당분간 성장활력이 낮아지는 흐름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및 정책효과 줄면서 소비 둔화 전망

올들어 소비는 대규모 진작책이 시행되었던 지난해 4분기보다 증가세가 둔화되었지만 우려했던 소비절벽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기업수익성이 높아지고 실질임금이 상승한 효과가 시차를 두고 소비에 반영된데다 재정 조기집행,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 등 정책효과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이후 소비 활력은 완만하게 낮아질 전망이다.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임금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고용활력도 떨어지면서 가계소득이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하락 추세가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선 점도 가계구매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실질 국민소득 상승률은 지난해 6.5%에서 올 1분기 4%대로 낮아졌으며 하향추세가 금년 중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14> 참조). 브렉시트 절차가 시행되고 기업 구조조정도 확대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점도 소비심리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저성장 장기화, 불안한 노후 등 구조적 요인들이 지속되면서 소비성향 역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특히 최근 20~30대 청년층은 연금을 비롯한 비소비 지출을 늘리고 가전, 자동차 등 내구재 구매를 대폭 줄이면서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2% 대 성장이 고착되는 과정에서 미래 소득감소를 우려하는 젊은 층의 소비성향 저하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하반기 추경과 대규모 할인행사 등 소비진작책에 나설 것이나 소비세 인하로 내구재 소비를 앞당겨 실행한 측면을 고려하면 지난해보다 더 높은 정책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정책 효과로 자동차 구매가 20% 이상 증가했으나 올해에는 증가율이 절반 수준에 그친 바 있다. 민간소비는 올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며 하반기 중 전년동기비 2% 내외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주택경기 조정 받으며 건설투자 활력 저하

지난해 회복흐름을 보였던 주택경기는 올해 들어 조정받는 모습이다. 주택매매가격 상승률이 낮아지고 거래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었다. 하반기에도 주택경기 둔화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52만호에 이어 올해에도 40만호 이상 분양물량(아파트 기준)이 늘면서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택대출의 분할상환 유도 및 여신심사 강화 정책이 확대 적용되고 집단대출 규제도 강화되는 등 가계부채 건전화 정책도 주택경기의 제약요인이 될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늘어난 분양이 시차를 두고 기성 진척되면서 주택건설이 꾸준히 이루어지겠지만 하반기 중 추가적인 분양이 줄어들면서 주택건설투자의 빠른 증가세를 진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그림 15> 참조).

토목건설 투자도 하반기에는 둔화흐름이 예상된다. 올해 SOC예산이 지난해 대비 9.4% 감소했고 재정집행도 상반기에 60% 이상 집중된 바 있다. 하반기에 지난해 규모의 추경이 예상되지만 고용이나 복지부문이 강조되면서 인프라 예산확대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8% 내외에서 하반기 2%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이며 내년까지 둔화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경기 부진으로 설비투자 큰 폭으로 위축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가동률이 둔화되면서 1분기 설비투자는 4.5% 감소한 바 있다. 국내외 저성장으로 기존 설비도 충분히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설비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지만 브렉시트 후유증과 국내 구조조정 본격화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경제의 불확실성도 커지면서 기업들이 신규설비 증설에 나서기보다는 투자를 미루고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확대될 것이다.

기업들의 투자여력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저유가 효과로 기업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높아지면서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보인 바 있으나 올해 수출부진이 심화되고 유가도 오르면서 기업수익성이 다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신용등급이 하향되는 기업들이 늘면서 자금조달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2015년 중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중 16.2%로 2013년 11.2%에서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올해 설비투자는 연간 3% 내외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동률이 크게 하락한 반도체 등 전기전자 부문과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조선, 해운 업종의 투자부진이 뚜렷할 전망이다(<그림 16> 참조). 조선, 해운업종은 하반기 잉여 설비 매각 등의 자구계획을 수립한 상황으로 당분간 신규 투자에 나서기 어렵다. 그동안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설비투자 확대를 이끌어 온 반도체 업종은 과잉생산에 따른 세계 수출단가 저하로 올해 투자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수출 단가 상승하나 물량은 둔화

올 1분기 -13%를 기록했던 통관기준 수출증가율이 6월 중 -2.7%를 기록하면서 수출회복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가하락이 진정되면서 수출단가가 높아진데 따른 측면이 크며 수출물량 증가세는 상반기 중 0% 수준에 머물러 지난해보다 활력이 더 낮아졌다. 6월 중 선박수출이 크게 늘었으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된다.

향후에도 수출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브렉시트로 원화가치가 떨어지고 우리와 경쟁도가 높은 일본 엔화가 절상압력을 받으면서 환율여건은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환율보다 우리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세계교역이 올 들어서도 하향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물량 기준 세계교역 증가율은 지난해 1.6%에서 올 상반기에는 -0.1%로 더 낮아졌다. 저유가 충격이 줄어들면서 개도국 경제는 심한 위축에서 벗어나겠지만 선진국으로부터의 최종 소비수요가 위축되면서 세계교역 부진 현상이 올 하반기와 내년까지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수출단가 상승률이 높아지겠지만 수출물량 부진이 지속되면서 연말경에 가서야 월별 금액기준 수출의 플러스 증가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올해 회복세로 돌아섰던 EU 지역으로의 수출이 브렉시트 등에 따른 경기둔화와 유로화 강세로 다시 활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성장둔화 추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이는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부진 현상도 심화될 전망이다. 가계 소비와 민간기업 투자 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중국으로의 수출 역시 마이너스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중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보다는 투자 둔화가 더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계류나 선박, 소재 산업 등 자본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 전망이다(<그림 17> 참조). 특히 선박의 경우 수년 전부터 지속된 수주 감소가 수출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가운데 올해 신규수주가 크게 줄어들어 큰 폭의 수출감소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숙기에 접어든 휴대폰의 수요 둔화와 중국의 공세 강화 등으로 전기전자 수출도 회복되기 어렵다. 자동차 수출 역시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수출국 경기 부진과 해외생산 확대 흐름으로 부진을 지속할 전망이다. 올해 통관기준 수출은 지난해보다 6%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1,000억 달러에 달하는 경상수지의 대규모 흑자는 올해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수출부진에도 불구하고 투자둔화와 저유가로 수입이 더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원화약세 기조가 이어지는 점도 수입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다만 해운업 부진으로 운송서비스 적자가 늘고 중동 지역에 대한 해외건설 수입이 줄어들면서 서비스 수지는 적자폭이 확대될 전망이다.

고령화 효과로 취업자 둔화 추세 지속

부진한 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산가능 인구 둔화흐름까지 본격화되면서 향후 고용증가세가 점차 둔화될 전망이다. 15~64세 생산가능인구 증가율이 둔화되어 내년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생산가능 인구 내에서도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은 고령층 비중이 커지고 있다.  30~40대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60대 이상 인구가 고용증가의 절반 이상을 기여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림 18> 참조). 농림어업, 운수 및 시설관리업 등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 산업에서 고령인구의 노동시장 이탈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 부문의 고용둔화 추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마이너스 수출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설비투자도 크게 위축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개선되었던 기업수익성도 다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어 추가적인 고용확대 유인이 크지 않다. 더욱이 하반기에 조선, 해운 등 취약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대규모 인력감축도 예상되고 있다. 향후 소비경기 활력이 점차 둔화되면서 음식숙박 등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고용 증가세도 꺾일 것으로 보이며 주택분양 열기가 진정되면서 부동산업도 고용흡수력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취업자 증가수는 20만명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취업자 둔화가 가속되면서 취업자 증가수가 10만명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1%대 초반 안정세 지속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에 이어 올 들어서도 0%대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가 상승흐름으로 돌아섰지만 수요부진으로 인플레 유발 요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반기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다.

저유가가 소비자물가를 낮추는 효과는 지난해 -1.1%p에서 올 상반기 -0.4%p로 낮아졌으며 하반기에는 모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그림 19> 참조). 그러나 연초 불안했던 농축수산물 가격은 2분기 이후 안정되고 있어 공급충격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하반기에도 물가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사육두수 감소, 일본과의 어업협상 결렬 등 불안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채소류 가격 안정 등에 힘입어 농축수산물가격은 비교적 낮은 가격상승률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서비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나마 높아지고 있는데 이는 소비회복 흐름이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올 하반기 이후 소비경기가 둔화되면서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기업수익성이 낮아지고 고용이 둔화되면서 임금상승 압력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1.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에 저유가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더라도 2%를 넘지 않는 안정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 기조 지속, 신용스프레드는 다소 확대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정책금리도 인하되면서 시중금리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앞으로도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저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설비투자 부진, 부동산 경기 둔화 등으로 자금수요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주요국 통화완화 기조와 금융불안 재현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 역시 시중금리의 하향 안정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정책금리도 낮은 수준을 이어갈 전망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영향 및 글로벌 금융불안 정도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 여지도 있다.

미국 기준금리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 우선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부가 아직 불확실하며 정책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미국 시중금리를 끌어올리는 힘이 크지 않을 것이다. 미국경제의 장기성장세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연초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오히려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동안 국내 장기금리도 미국 장기금리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할 때 올해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3년 만기)는 상반기 1.5%에서 하반기 1.2%로, 회사채(3년 만기, AA- 등급) 금리는 1.9%에서 1.7%로 완만하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하반기에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브렉시트와 관련된 주요 이벤트가 발생하는 시기에 국내 외국인자금 유출입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출렁이는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 과거 유럽 재정위기 시에도 영국 등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야기한 바 있다.

금리 안정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에 대한 리스크 프리미엄은 다소 확대될 여지가 있다. 기업 수익성이 낮아지는 가운데,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의 위험기피 경향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현재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익스포져 중 특수은행의 비중이 대부분이고, 당국의 자금지원도 계획되어 있어 프리미엄 확대 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금융불안 재현되며 원화 완만한 약세

올해 초 달러당 1,200원대 중반까지 상승했던 원화 환율은 3월 이후 1,1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원화 자산의 대외 신뢰도가 제고되었다고는 하지만 금융불안 국면마다 원화 가치가 상당 폭 절하되는 양상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자금유출이 줄어들기보다는 유출 후 유입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향후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금융시장 불안이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는 힘으로 계속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규모 경상흑자와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등을 고려하면 원화가치는 소폭 낮아지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에도 1,000억달러 내외의 대규모 경상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과정에서 보호무역 흐름이 강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원화약세의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와 비슷한 달러당 1,180원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외국자본 유출입이 반복되며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브렉시트 충격으로 6월말 1,162원까지 상승했던 원/엔 환율은 일본의 통화완화 정책에 따른 엔화가치 안정으로 향후 소폭 낮아지겠지만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하반기 평균 1,135원 전망). 6월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다소 회복되는 동안 위안화는 오히려 계속 절하 추세를 이어가면서 원/위안 환율이 크게 하락하는 등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성이 낮아진 모습이다. 중국에서의 자본유출과 함께 중국 당국의 위안화 약세 용인이 더해진 결과로 판단된다. 대외 압력 등을 감안할 때 향후 위안화 약세 속도가 둔화되면서 하반기 원/위안 환율은 소폭 반등할 전망이다(하반기 평균 175원 전망).
 
 
3. 정책방향
 

우리 경제는 올해도 2%대 중반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기가 하강국면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추세적인 성장활력 저하가 저성장이 지속되는 주원인이다.

국제금융시장 불안, 구조조정 충격 등으로 실물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될 경우 금리 추가인하를 고려하고 신용경색 리스크에 대비한 다양한 방법의 통화조절 수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해외자본의 유출입과 금융시장에 대한 세밀한 모니터링과 함께 외환시장의 급변동에 대비해 안정화 대책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는 하반기 추경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경기 흐름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세수가 확대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재정의 자동안정화 기능을 고려하면 초과세수를 부채 감축에 사용하기보다는 추가 집행계획을 통해 지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경제의 잠재적인 성장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재정확대 정책이 매년 반복되지 않도록 지속가능한 재정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기업 구조조정이 당장 우리경제의 큰 충격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구조조정 과정이 늦추어지면서 부실처리 비용이 커지고, 자칫 구조조정 이후 예상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과거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는 회계투명성, 부실징후 또는 부실 기업의 신속한 처리, 경영자, 채권자, 주주의 책임 분담 등의 원칙들을 세워 놓은 바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원칙들이 약화되면서 구조조정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장 규율이라는 대원칙 하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적기에 처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기 성장잠재력 제고는 훨씬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구조조정과 신사업 육성, 규제개혁과 내수산업 육성은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해 정책방향에 맞추어 일관되고 구체적인 실행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수서비스 산업이 수출제조업과 함께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어야 하는데 과거에 만들어진 각종 규제들이 이런 변화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내수의 질적 성장, 새로운 서비스업의 출현 등이 쉽고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계속 개혁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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